인-코스메틱스 코리아와 미디어 파트너 주간코스메틱스는 해브앤비의 이진욱 대표와 공동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2011년, 국내 경쟁사들이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을 때, 미국을 택하셨습니다. 처음 미국을 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국내 시장의 경우 아무래도 대기업이 강세였기 때문에, 오히려 편견 없이 제품력과 참신한 마케팅만으로 승부를 걸 수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No.1이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중화권이나 동남아 시장은 많은 기업들이 이미 진출하여 진입 장벽이 낮은 상태였지만, 제가 선택한 시장은 미국이었습니다. 트렌드에 가장 민감하고 뷰티업계의 중심이라 불리는 미국 시장은 그 당시 국내 기업들에게 불모지 시장과 다름없었습니다. 저는 기존 국내 브랜드가 많이 진출해 수월한 시장보다는 힘들지만 도전을 통해 개척해 나갈 수 있는 미국 시장을 가장 주력하는 해외 시장으로 선택했습니다.
미국 진출 이후로 다른 해외시장과 국내시장에서도 모두 성공할 수 있었던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입니까?
저는 여느 국내 브랜드가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길을 모색해 나간다는 점이 닥터자르트만의 차별화된 전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닥터자르트만의 독자성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해 왔습니다. 누구를 따라서 한다거나 누군가가 이미 개척해낸 길을 그대로 걸어가는 것은 닥터자르트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미국 시장 진출 초기에는 ‘트렌디함’을 강조한 현지화 전략을 펼쳤습니다. 스킨케어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매년 꾸준히 패션위크에 참석한 점을 그 예로 들 수 있는데요. 특히 뉴욕 패션위크에서 베이스 메이크업을 담당하며 미국 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비비 크림이라는 아이템을 대외적으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협찬 이후 주요 패션지뿐만 아니라 미국 NBC 인기 프로그램에 주목할만한 제품으로까지 소개될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국내에서도 저희 플래그십 스토어인 ‘필터스페이스 인 서울’을 통해 닥터자르트만의 아트적인 요소를 맘껏 펼치며 독창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가로수길 블루피쉬>, <핑크힐 코끼리>와 같은 공공미술 프로젝트, 그리고 화장품 브랜드가 쉽게 시도할 수 없었던 ‘숙면’을 주제로 진행한 자르트 연구소 프로젝트인 <숙면 연구소> 등이 있습니다. 제품 캠페인의 경우에도 평범함을 거부합니다. 지난 겨울, 닥터자르트 보습라인인 세라마이딘을 위트있고 재미있게 표현하기 위해 이천의 도자기 가마에서 장인이 하나하나 직접 구워 낸 노란 세라 펭귄 100마리를 활용하기도 했죠.
제일 까다로웠고 어려웠던 해외 시장은 어디인가요? 이유는?
중동 지역을 꼽을 수 있는데요. 중동 지역의 경우 드라마, 음악 등을 통한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당시 한국 뷰티 브랜드 진출이 도입기 정도의 수준이어서 말그대로 ‘맨땅에 헤딩’이라고 할 수 있었죠. 또, 중동 지역의 여성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인해 히잡, 차도르 등으로 신체 일부를 감춰야 하는 장벽도 있었고요.
하지만 중동 여성들의 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타인에게 드러나는 부위에 짙은 눈화장이나 립 메이크업 등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색조 화장품이 전무했던 그 당시에는 건조한 중동 기후에 착안, 피부 관리 필수품으로 시트 마스크 8개 품목을 입점시켰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이후 스킨케어 라인을 확장 입점 했습니다.
해브앤비의 브랜드 / 대표 제품은 무엇이고 제품을 런칭할 때에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고 어느 부분에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집중적으로 투자하나요?
대표 제품은 현재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시카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시카페어 리커버’ 제품으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피부에 닿는 순간 초록색에서 핑크 베이지 컬러로 변하는 컬러 체인지 텍스쳐가 특징으로 민감해진 피부 보호와 커버를 동시에 도와주는 제품인데요. 2018년 세포라 전체 Moisturizer 제품 중 Top 10에 진입하는 것은 물론,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며 해외 여러 매체에서도 ‘시카 열풍’을 이끈 대표 주자로 소개되기도 한 효자 제품입니다.
‘시카페어 리커버’가 닥터자르트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높은 활용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피부 진정과 커버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제품은 없었거든요. 이렇듯 제품 런칭 시에는 무엇보다 ‘활용도’를 중점적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국내의 미세먼지 이슈가 심해지면서 미세먼지와 같은 유해물질을 차단할 수 있는 미스트를 개발하기도 했고요.
저의 영감의 원천은 ‘비틀어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새로운 관점’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또 많이 노력해온 부분이기도 하죠. 저는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닥터자르트를 뷰티 산업군에만 국한시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가령 회사의 조직원들을 뽑을 때 뷰티 회사의 경력이 없는 직원을 채용하기도 합니다. 출판, 식음료, 중공업, 마케팅 컨설팅 회사 등 제각기 다른 분야에서 각 분야별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일 때 새로운 생각이 나오고, 소비자들의 생각을 읽는 힘이 생긴다고 믿기 때문이죠.
2019년 해브앤비에 더욱 기대할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요? 앞으로 해브앤비에게는 어떠한 국내외 도전과제가 있는 지 궁금합니다. 해브앤비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닥터자르트는 ‘글로벌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나가고자 합니다. 더불어 ‘다음이 기다려지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합니다. ‘닥터자르트의 다음은 뭘까’하고 늘 기대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죠. 그것이 닥터자르트의 꿈이자 지향점입니다.
닥터자르트는 전세계 36개국에 진출해 있는데요. 브랜드 초기에는 진출 국가 및 유통망을 보다 넓게 확장하는데 주력했다면, 2019년에는 글로벌 소비자 대상으로 닥터자르트만의 입지를 보다 확고히 하는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브랜드의 색깔을 효과적으로 녹여낸 현지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며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입니다. 또 국내 소비자에게도 닥터자르트를 ‘친근한 브랜드’로 상기시킬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필터스페이스 인 서울’ 및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차별화된 소비자 접점 마케팅과 디지털 마케팅 및 프로모션을 강화해 접점을 다방면으로 늘려가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해외시장의 진출을 꿈꾸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 조언 부탁 드립니다. 현재 해외에서 K-뷰티의 위상(가능성 및 한계)은 어떻습니까? 한국 기업이 해외시장에서 도전할 때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K뷰티의 강점은 아무래도 탄탄한 제품력, 그리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전세계에 독보적인 뷰티 카테고리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브랜드를 필두로 시작된 BB크림의 상품화, 그리고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쿠션 제품까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몇 년 전과 달리 높아진 K뷰티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죠.
다만 현재 기존 아시아권의 뷰티 강자인 J뷰티의 부활, 중국 내수 브랜드를 앞세운 C뷰티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어 이들과는 차별화된 전략과 콘셉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닥터자르트도 브랜드 초기부터 ‘건강한 아름다움’을 지향하며 패키지 디자인부터 스토어까지 차별화시킬 수 있는 요소들을 모색하는 데에 굉장히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이처럼 현재 해외시장에 도전하는 국내 기업들 또한 뛰어난 제품력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경쟁력을 쌓을 수 있는 ‘다음 단계’에 대한 고민이 수반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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