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코스메틱스 코리아와 미디어 파트너 코스인은 세계화장품학회(IFSCC)와 대한화장품학회 신임 회장으로 지난해 선임 된 강학희 한국콜마 기술연구원장을 만나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1. 우선 지난해 5월 대한화장품학회, 또한 10월 세계화장품학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당시 세계화장품학회 취임사를 통해 3C (Collaboration(협력), Convergence(융합), Creation(창조))를 강조했는데, 3C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글로벌 화장품 산업의 발전을 위해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생각하는가?
Collaboration, Convergence 등은 나 개인이 주장하는 부분이라기보다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다. 과거를 돌이켜볼 때 1차 산업이 ‘분업’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2차 산업은 전기로 인간의 삶을 바꾸는 혁명을 이루어 냈다면, 요즘 4차 산업시대의 핵심은 바로 통합이다. 이는 같은 업종이 아닌 여러 업종간의 다양한 생각과 기술이 합쳐져 새로운 창조물이 이뤄지는 형태를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IT, AI 등을 다른 산업에서 이용해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 말이다.
한국콜마의 경우, 바이오와 미용의 접목이 일어나고 있고 그 쪽에 길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화장품 산업에 3D프린터를 이용하는 등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같이 앞으로 글로벌 화장품 산업이 더욱 발전하려면, 산업과 학계가 융합하고, 이에 더불어 국가간의 융합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Convergence는 Collaboration 없이는 불가능하고 Convergence와 Collaboration의 결과가 Creation이다. 3C는 과정과 결과이기 때문에 3C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2. 한국적이고 차별화된 기술이 세계 화장품 업계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한국적이고 차별화된 기술은 과연 무엇인지 간단한 설명도 함께 부탁한다.
지난 10여년 동안 세계 화장품 업계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제품들 – BB크림, CC크림, 에어쿠션, 진동쿠션 등 – 은 주로 한국에서 나왔다. 한국콜마 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도 이미 오래 전부터 전략이 바뀐 것이 ‘한국에서 1등하면 세계에서도 1등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얼마전 로레알도 중국에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팀을 폐쇄하고 서울로 이전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트렌드에 민감하며 손이 상당히 섬세하다. 또 사회가 꼭 필요로 하는 제품의 효과적인 결과물을 정확하고 빠르게 보여주려는 강한 의지가 있다. 이는 한국 고객들이 유행과 효과에 까다롭고 날카롭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한국인들은 미백 크림을 바르고 바로 다음 날 거울을 보며 얼마나 하얘졌는지 확인한다.
이렇게 시대에 맞으며, 효과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는 ‘절박함’이 있다. 훌륭한 아이디어는 절박함에서 나오는 것 같다. 밥 먹을 때? 화장실에서? 밥 먹을 때도 고민하고 화장실 가서도 고민하는 등 항상 절박하게 고민하는 경우에 나오더라. 에어쿠션을 개발할 때 우리 주변에 쉽게 보이는 도장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는 절박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 생각된다. 매일 이런 식으로 연구에 관한 생각을 하니 눈앞에 무언가가 보일 때 바로 캐치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한국적인 정서와 한국인들의 까다로운 노력이 신기술을 개발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라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한국 화장품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에는 한류도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점점 커지고있는 K-POP 등 한류의 영향도 무시하지 못할 것 같다.
3. 한국콜마 기술경영철학 ‘World-first-class R&D 제조·전문 기업’과 한국콜마 색조화장품연구소의 제품들이 각종 블라인드 테스트 1위를 차지하는 것과 같이 한국콜마가 혁신적인 화장품 개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나도 어느덧 한국콜마에 온지 4년 정도 됐는데, 특히나 선케어 관련 제품은 전세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치열한 화장품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만의 또렷한 전략을 가지고 접근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화장품 업계의 경쟁력에 있어 한국콜마는 가격보다 품질력을 우선시한다. 사실 가격도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속가능성을 생각한다면 품질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품질로 경쟁을 이기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한국콜마에서도 차별화를 요구한 것이고 이에 대한 투자도 많아졌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부작용도 존재하겠지만 긍정적인 발전을 이끌고 있다.
4. 조금 더 구체적으로 2018년 한국콜마의 경영방침은 무엇인가?
한국콜마는 2018년 경영방침을 ‘겸제(兼濟)’로 정했다. 겸제(兼濟)는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 양쪽을 구제하는 정신’이란 뜻이다. 동료, 부서, 부문 간 협업을 강화해 대내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Team together’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Convergence와 Collaboration을 통해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다.
화장품 차별화를 통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Hit & Edge’ 상품을 개발하고 글로벌 생산 인프라 협업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특히 2018년 하반기에 무석 콜마를 완공해 중국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기존의 북미 법인을 활성화해 미국, 캐나다 시장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5. 마지막으로, 한국 화장품 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가능성은 어디에서 찾으면 되는가? 또 한국 화장품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어떠한 것이 필요한가?
포트 폴리오를 단기와 장기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한국콜마의 경우 단기를 조금 줄이고 장기적인 부분을 더 비중을 둔다. 잠깐의 이익을 위해 바로 앞의 것만 보면 지속적인 먹거리는 없을 수도 있다. 1년이 걸리든 3년이 걸리든 ‘에어쿠션’과 같은 독창적 제품이 나오면 ‘only one’이라는 독자적 기술을 가질 수 있고 그 때 확연히 다른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모두가 스테디셀러(Steady Seller)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재구매율이 높다는 것은 뭔가 차별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K-뷰티 붐을 타고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 속을 살펴보면 안 좋은 부분들도 눈에 띈다. 우리같이 연구자들은 처방을 보면 안다. 좋지 않은 처방을 하는 업체들도 있다. 고객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쓰겠지만 결국 나중에는 K-뷰티의 질적 저하를 부르는 우를 범할 수 있다. K-뷰티는 국가 브랜드라는 자산이다.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품질이 뒤따라야 한다. 이만큼 품질과 장기적으로 멀리 보는 계획이 필요한 것 같다.
인-코스메틱스 코리아는 2018년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서울, 코엑스 C홀에서 개최된다. 더 많은 정보는 korea.in-cosmetics.com/ko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