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뷰티와 K-뷰티의 미래

할랄뷰티와 K-뷰티의 미래

인-코스메틱스 코리아는 (사)한국할랄산업연구원의 원장이며 동시에 (사)한국할랄수출협회 회장으로 활동중인 할랄화장품 및 할랄의약품 전문가 노장서 박사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노장서박사는 한국의 선구적인 할랄 산업연구 기관으로서 서울에서 매년 개최되는 할랄산업엑스포코리아(Halal Trade Expo Korea)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할랄산업연구원의 창립자이다. 그는 한국 정부가 위탁한 다수의 할랄산업 지원 프로젝트를 주도해왔다. 특히 그는 2016년도부터 2020년까지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위탁한 국내 화장품 산업을 위한 할랄인증 및 교육 지원사업을 수행해왔다.

그는 코트라아카데미를 포함한 다양한 공공 교육기관에서 할랄산업 분야의 강사로 참여해왔으며, 인코스메틱스코리아와 코스모프로프아시아와 같은 국제적 컨퍼런스의 초청을 받아 글로벌 할랄산업의 이슈에 관해 발표해왔다. 그는 할랄화장품과 할랄의약품 분야의 전문가로서 2017년부터 인터뷰를 통해 「The State of the Global Islamic Economy Report」의 발간에 기여해왔다.


‘할랄’은 그동안 주로 식품에 적용되어 왔는데, 화장품에 적용된 할랄의 의미는 무엇이며 할랄 화장품의 주요한 특징은 무엇입니까?

할랄은 본래 인간이 섭취하는 육류나 가공식품에만 적용되어 왔으나, 입술이나 눈 주위에 바르는 화장품의 경우 성분의 일부가 인체 내부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2000년대부터 이슬람 규율에 저촉되는 성분을 포함하지 않음은 물론 인체에 무해한 할랄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에 말레이시아에서 할랄화장품 생산 표준을 제정하였고, 이후 2010년대에 들어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할랄화장품이 본격 출시되어 왔습니다. 종교적인 측면을 배제하고 기술적인 측면만을 보면 할랄화장품은 결국 원료의 문제로 환원됩니다. 일반적으로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식물, 수생생물, 광물, 화합물, 미생물은 할랄입니다. 문제는 육상동물인데 동물의 피나 돼지로부터 파생된 각종 원료는 원천적으로 사용이 금지되고, 소나 양, 염소, 닭과 같은 동물로부터 유래한 성분을 쓰기 위해서는 이슬람에서 정한 도축절차에 따라 얻어진 것이어야 합니다. 술을 포함해서 음용이 가능한 알코올도 대표적인 금지 원료입니다. 알코올을 화장품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변성알코올을 사용해야 합니다. 할랄식품에서는 알코올의 잔존량을 극히 낮은 수준으로 통제하지만, 할랄화장품에서는 먹을 수 있는 알코올이 아니라면 상당히 자유롭습니다. 비건 화장품의 경우 동물이 아닌 식물을 주원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할랄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얻고 있지만, 알코올이나 다른 첨가제의 원천이 비할랄 요소를 포함할 수가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할랄화장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할랄 인증을 받는 것입니다.

두바이에서 발간하는 State of Global Islamic Economy Report 에 따르면 최근 중동지역에서 미용제품 및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천연/유기농/비건 인증이 활발해지면서 2024년 할랄 뷰티 시장 규모가 95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할랄 화장품 시장 규모와 무슬림의 화장품 소비트렌드는 어떻습니까?

2020년에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바이러스의 확산은 할랄화장품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State of Global Islamic Economy Report 2020-2021에 따르면 2020년 무슬림들의 화장품 소비는 2019년 대비 2.5% 감소한 66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동 보고서는 전 세계 무슬림의 화장품 구입비 지출이 연평균 2.9%씩 증가하여 2024년에는 7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전망은 직전년도 보고서의 전망치였던 연평균 6.9% 증가, 2024년 950억 달러 지출 예상보다 상당 폭 낮아진 것입니다. 할랄화장품 소비도 다른 제품 소비와 함께 코로나 19 확산의 영향을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됨에 따라 메이크업 제품과 향수제품의 매출감소가 컸던 반면, 마스크팩과 가정용 염색약 판매는 큰 폭으로 증가하였습니다. 메이크업 제품 중에서는 마스크 사용의 일상화에 따라 립스틱이 매출 감소를 보였으나 아이 메이크업 제품은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이외에도 젊은 무슬림을 중심으로 하는 윤리적 소비 추세에 대응하여 Cruelty-free 및 비건을 포함한 할랄화장품의 출시도 이어졌습니다.

무슬림 소비자가 보는 한국 화장품의 특징과 장점은 무엇입니까?

무슬림 소비자가 지닌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식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한류 드라마 속의 한국 배우들의 고운 피부로부터 영향을 받아 한국인들이 아름다운 피부를 가지고 있다는 인식, 둘째는 천연 원료의 사용, 셋째는 화장품의 혁신적 기술력입니다.

첫번째 인식은 K-뷰티라고하는 미의 새로운 기준이 무슬림 소비자 사이에 자리잡게 하고 있으며, 두 번째 인식은 한국산 원료에 대한 관심을 키워 한국산 원료를 수입해 현지에서 생산한 화장품의 수요가 형성되고 있고, 세 번째 인식은 가성비가 뛰어나면서도 트렌디한 제품으로서 현지 무슬림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이 결과 이슬람국가에서 한국 화장품 수출은 매년 증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글로벌 뷰티기업들은 이미 할랄 화장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할랄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국가 및 기업은 어디이며, 한국의 뷰티 브랜드 중 할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사례가 있으시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이 눈에 띕니다. 유니레버사(Unilever)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다양한 퍼스널 케어 제품에 할랄인증을 받아 인도네시아는 물론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시세이도(Shiseido)의 경우에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는 Za브랜드 제품을 할랄인증 받아 동남아시아 무슬림에게 판매 중입니다. 일본은 시세이도(Shiseido) 이외에도 카오(Kao)사, 라이온(Lion)사 등 대형 화장품 기업들이 이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자사 브랜드의 할랄화장품을 생산하여 성공적으로 판매 중입니다.

한국 화장품 제조기업들은 OEM을 활발하게 전개 중입니다. 코스맥스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여 현지 브랜드 화장품을 OEM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한국콜마는 국내에서 할랄화장품 생산라인을 운영하며 말레이시아의 브랜드제품을 OEM 생산하고 있습니다. 코스메카와 메가코스 등 대형 화장품 제조업체들도 할랄인증을 취득하여 할랄화장품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할랄은 단순히 무슬림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 품질보증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할랄 화장품 인증을 받기 위해 필수적인 사항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할랄화장품 인증을 받기 위해서 갖춰야 가장 중요한 요소는 허용된 원료 사용과  교차오염을 방지하는 생산시스템 구축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먼저 화장품 원료의 경우 주원료 이외에도 첨가제 단위까지 비할랄 성분의 포함을 주의해야 하고 원료 추출공정에서 동물성 용매가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정제수의 경우에도 필터를 사용한다면 동물성 필터 사용을 피해야 하며, 미생물의 경우 배양을 위한 배지가 동물성이 사용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할랄화장품의 생산시스템 구축 부분을 살펴본다면, GMP(우수제조기준)의 구축이 필수입니다. 할랄화장품의 인증 취득을 위해서는 원료의 할랄성을 보장해야 할 뿐만 아니라 위생적이고 안전한 화장품 제조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는 할랄제품을 만들기 위한 생산시스템을 할랄보장시스템(Halal Assurance System)이라고 하여 할랄인증의 필수 요구사항으로 두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K-뷰티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할랄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시장 진출 과정에서 기업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애로사항과 18억 명 무슬림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핵심 조건은 무엇일까요?

할랄화장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할랄화장품이 아닌 제품들과 생산시스템이 분리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시설 분리이지만 추가 투자 부담이 있고, 다른 방법은 교차오염 방지를 위한 절차 수립 등 시스템적으로 분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화장품 제조사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부담이 발생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산 화장품의 할랄인증 취득을 억제하는 요인이 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국내 대형 OEM, ODM 제조사들이 할랄인증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할랄화장품 생산라인 구축에 나서고 있어서 앞으로 국산 할랄인증 화장품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메이드인코리아 제품만 고집하기보다는 일본 화장품 기업들처럼 현지 생산에 나설 것을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어느 정도 브랜드 인지도가 구축되어 있는 제품 중 국내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하거나 제품 수명주기 상 성숙기에 있는 제품들은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에서 현지 생산하여 할랄인증 화장품으로 판매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현지 시장 공략은 물론, 이곳을 교두보로 하여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등 글로벌 할랄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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