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연구원이 된 이후, 매년 빠짐 없이 참가하는 행사가 있다면 인코스메틱스 코리아다. 화장품 원료에 포커스 되어있는 원료 전문 전시회로 매년 7월쯤 개최되는데 올해는 7월 13일부터 15일까지 코엑스 C홀에서 개최된다. 인코스메틱스 코리아를 꼭 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화장품 연구원은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얘기해본다.
▶ 화장품 개발 아이디어 얻고 트렌드 파악하기
화장품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 제형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컨셉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원료 선택은 정말 중요하다. 평소 원료를 소개 받으면서 화장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라, 여러 원료를 짧은 시간 안에 만날 수 있는 인코스메틱스 코리아에서 앞으로 만들 화장품에 대한 인사이트를 많이 얻는다. 처음 보는 원료들을 보면서 ‘이걸 사용해서 이런 제품을 만들면 재미있겠다’ 또는 ‘이 원료를 지금 내가 개발하고 있는 제형에 적용하면 좋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특히 지금 개발 중인 제형에서 잘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그걸 해결할 수 있는 원료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찾는 편이다.
이렇게 다양한 원료들을 한 자리에서 보며 아이디어를 얻고 대략적인 트렌드도 파악할 수 있다. 올해 공통적으로 많은 원료들 또는 새로 나온 원료들의 특성이나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트렌드를 파악하며 올 한 해 동안 개발할 제품의 방향성을 설정하기도 한다.
▶ 다양한 협력업체와 사람들 만나기
원료사마다 취급하는 원료들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찾고 있는 원료를 취급하는 곳이 어딘지 정보가 있으면 업무에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 많은 연구원들이 공감할 것이다. 인코스메틱스 코리아에서 대략적으로 원료사 정보를 파악하면 필요한 원료가 있을 때 여러 군데에 문의해 볼 필요 없이 어디에 연락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다음 업무를 진행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전시장에 원료 부스만 있는 건 아니다. 피부 임상 업체, 기기 업체 등 여러 업체가 부스로 참여한다. 그 중에서도 화장품 관련 매거진 부스가 있는데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어서 매년 꼭 방문한다.
대부분의 연구원이 모이는 행사는 인코스메틱스 코리아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데, 반가운 얼굴들을 보기 위해서도 직접 방문한다. 명함을 교환하고 인연을 이어오면 그 분들께 지속적으로 원료도 소개 받고 여러 정보를 얻기도 하고, 같은 업종에서 일하며 서로 공감하고 힘이 되는 친구가 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인코스메틱스 코리아에서 만나서 지금까지 이어지는 귀한 인연들이 많은데, 친분이 있지만 서로 바빠서 만나기 어려웠던 분들과 오랜만에 만나는 것도 즐거운 점 중 하나다.
▶ 연구 / 개발 업무 역량 높이기
평소 원료사 영업사원분과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인코스메틱스 코리아에서는 원료사 연구원과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궁금했던 점이나 실험하면서 잘 풀리지 않았던 부분, 평소 만들어보고 싶었던 제형에 대한 해답을 얻는 행운이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다양한 교육과 세미나가 준비되어 있어서 인코스메틱스 코리아만 잘 다녀와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기분이 든다. 틈 날 때마다 인코스메틱스 코리아에서 제안 받은 새로운 원료와 가이드 포뮬레이션을 가지고 새로운 제형을 만들어보는 것도 제품 개발 역량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단순 원료 박람회가 아니라 원료와 사람, 교육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이렇게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는 만큼 매년 꼭 방문한다. 올해 인코스메틱스 코리아에서도 많은 아이디어와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 벌써 기대된다.
< 전시회 가기 전, 이것만은 꼭! 체크리스트 >
인코스메틱스 코리아를 처음 방문했던 신입 때, 연구소장님과 함께 관람을 했는데 그때 어떤 식으로 보면 좋은지를 많이 배웠던 것 같다. 모든 전시회가 그렇듯 무작정 가는 것 보다는 어떻게 관람을 할지 계획을 세우고 전시장을 돌면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1. 사전 등록하기
인코스메틱스 코리아는 사전 등록을 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사전 등록 기간은 매우 넉넉한 편으로, 전시회 기간이 거의 임박했을 때까지 진행된다. 아직 사전 등록을 하지 않았다면 꼭 미리 하도록 하자.
2. 내가 필요한 원료, 최근에 관심 있는 원료가 어떤 것일까? 미리 생각해보기
부스 자체도 많고, 원료사마다 취급하는 원료도 너무 많기 때문에 ‘가서 봐야지’ 라고 생각하고 가면 제대로 보지 못 할 가능성이 높다. 부스를 방문해서 담당자와 얘기를 나눌때도 ‘이런 이런 원료를 찾고 있다~’ 라고 먼저 말하면 나에게 맞는 원료를 소개받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또 그렇게 적극적으로 원료를 찾고 있는 관람객이라는 것을 표현함으로써 더 많은 원료를 소개 받을 수 있다.
3. 듣고 싶은 세미나가 있는지 날짜, 시간 확인하기
인코스메틱스 코리아에서는 최신 업계 동향, 시장 분석, 규제 등에 대해 알려주는 ‘마케팅 트렌드 및 규제 세미나’와 원료 업체들이 신규 원료나 포뮬레이션 기술에 대해 직접 알려주는 ‘테크니컬 세미나’를 진행한다. 평소 마케팅 세미나와 테크니컬 세미나를 골고루 듣는 편인데, 특히 테크니컬 세미나는 새로운 원료와 포뮬라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신입 연구원들에게 꼭 추천한다.
각각 세미나 스케줄은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으니 듣고 싶은 세미나의 시간을 먼저 확인하고, 세미나를 보지 않는 시간에 부스를 둘러보는 것이 좋다.
4. 홈페이지에서 2022 참가업체 리스트와 도면 미리 확인하기
전시회 방문 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어떤 기업들이 부스를 내는지, 어떤 원료를 다루는지를 미리 살펴보고 우선적으로 가봐야 하는 부스를 체크해두자. 시간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우선순위를 정해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5. D-day! 전시회 당일
명함은 넉넉하게, 네임펜은 꼭 챙기자. 여러 부스를 정신 없이 돌다 보면 나중에 명함을 보고도 이 업체가 어떤 업체인지 생각이 안 나는 경우가 있다. 부스에서 담당자를 만나고나면 이 업체에서 어떤 것을 봤는지 바로 기재해두면 나중에 정리하기가 수월하다. 부스 방문 시 다양한 원료 샘플과 자료들을 받으면 짐이 많아지기 때문에 넉넉한 사이즈의 가방을 챙겨가는 것도 추천한다.
현장에 도착해서는 행사 전체 일정과 참가업체 리스트, 도면이 있는 브로셔를 제일 먼저 챙기고 미리 체크해두었던 부스와 함께 이노베이션 존은 꼭 방문한다. 전시 시작 전 8개월 내에 출시된 신제품 원료들만 소개하는 존이라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고 특히 어워즈를 수상한 제품을 보며 기술력 있는 원료를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K-뷰티 인스퍼레이션 존이 열린다는 소식도 들었다. 민텔이 선정한 스킨케어, 메이크업 분야 Top10 제품에 대한 분석뿐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K-뷰티 제품, K-뷰티의 미래트렌드 등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글로벌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뷰티 브랜드 종사자뿐만 아니라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미리 계획을 세워서 방문한다면, 준비한 만큼 얻어갈 수 있는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일 년에 한 번 있는 기회인 만큼 미리 준비해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가면 좋겠다. K-뷰티 화이팅!
밍구원 (김민경)
건국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8년차 화장품 연구원. 브랜드사와 제조사에서 화장품 연구원으로 일하며 쌓은 화장품/연구개발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네이버 인플루언서, 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 밍구원으로 활동중이며, 화장품 관련 강의와 직무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화장품 ㈜제이오디랩 대표로 화장품 ODM 및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으며, 스킨케어 브랜드 ANSHER 도 운영 중이다.